프랑스에 한국 이민자가 적은 이유는 뭘까?

프랑스에서 30대의 남자 한국인을 만나기 굉장히 어렵다. 프랑스의 문화적인 부분에 매력을 느껴서 이주 오시거나 결혼 때문에 프랑스에 정착하신 분들이 많고, 이런 분들은 대부분이 여성 분들이기에 남성 이민자를 찾기 어려운 것 같다. 대부분 젊었을 때 대학 공부, 대학원 공부를 하러 왔다가도 졸업 후에는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 보인다.

 

외교부의 통계를 살펴보면 프랑스에 약 27,000여명 정도의 재외국민이 거주 중이라고 한다. 영국이나 독일의 재외국민 숫자보다 적은 수치이다. 그만큼 프랑스와 한국의 정서적인 거리가 멀다는 뜻이라 생각한다. 영국은 영어권 국가이고, 독일은 예전 광부 및 간호사 이민에서 시작한 오랜 역사가 있는 것과 달리 프랑스로의 이민 역사는 그리 길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조선이 처음 접했던 서양 열강 중 하나가 '병인양요'의 프랑스라는 점을 떠올려본다면 이민자가 영프독 중 가장 적다는 건 아이러니하다.

 

미국, 영국에 사는 것에 비해 프랑스에서 사는 것의 장점이 없어서 이민자가 적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곰곰히 떠올려보았다. 한국인으로서 프랑스에 사는 것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1. 한국에 비해 여유로운 생활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나라 정서가 한국에 비해 여유롭다는 점이다. 관공서 시스템은 이용자로서는 화가 날만큼 여유로운데, 즉 느린데, 이런 정서가 사회 전반에 퍼져있다. 예를 들어 30살에 다시 대학에 들어가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20대에 좋은 대학에 가고 30대에는 결혼해서 집을 사고...이처럼 나이에 맞는 계획이 암묵적으로나마 짜여져 있고 이를 어기면 실패자라고 생각하는 정서가 있었다. (요즘 점점 완화되고 있는 건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은 이처럼 여유로운 프랑스의 라이프 스타일 이면에도 "학벌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여러 대학에서 나온 점에 비교해보면, 프랑스의 대통령들은 대부분 그랑제콜이라는 명문대를 나왔다는 점을 보면 학벌주의는 한국보다 더 심해보인다.

 

한국의 획일화된 경쟁 체제와 표준화된 라이프 스타일(서울에 아파트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삶이 표준인 정서)이 힘드시다면 영미권 국가보다 한층 여유로운 프랑스 생활에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탄탄한 노후 연금

이는 나처럼 걱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장점이다. 나이가 들어 일을 더이상 못하게 되거나 저소득 직업을 갖게 되었을 때,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나는 걱정이 많다. 그래서 예전 국민연금에 추가납부를 했을 때도 전부 최대금액으로 넣었을 정도니 말이다.

 

좀 더 깊게 생각해 본 뒤 추후 글을 이어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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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