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대한 짧은 생각들

#1. 프랑스는 전세계 나라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
대한민국에 살 때,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세계 소식은 대부분 미국에 관한 소식들이었다. 미국에서 발의된 법안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국 특정 테크 기업에서 공개한 기술의 영향력을 가늠해 본다든가, FED 총재가 연설 중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말을 했다든가 미국 어딘가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든지 하는 뉴스들 말이다. 가끔씩 유럽 축구 선수들이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제외하면 내가 접할 수 있는 소식은 미국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주변 나라인 일본, 중국에 대한 소식도 있었지만 미국 뉴스에 비해서는 확연히 적다는 인상이었다

프랑스에 와서 놀랐던 점은 전세계에 대한 뉴스, 다큐멘터리가 풍부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뉴스는 이 대륙의 많은 나라들이 예전 프랑스 식민지였고, 지금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니 그 나라들에 대한 관심은 이해할만 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최근 본 다큐멘터리의 주제들은 "왜 한국의 많은 청년들이 해외로 떠나고 싶어하는가", "왜 한국에서는 성별 갈등이 심한가" 였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의 문제점 혹은 자극적인 뉴스에 관심이 먼저 가는 건 만국 공통인가보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에 관련된 뉴스는 폭동이나 파업, 시위 등 자극적인 뉴스들이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하나의 꼭지로 다루고 끝났을 이러한 소식들이 프랑스에서는 좀 더 깊은 심층 보도로 이어져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내가 내린 프랑스가 전세계에 대해 이토록 관심이 많은 이유는 프랑스가 상대하고 있는 시장의 범위가 전세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루이비통, 샤넬, 헤르메스 등의 명품 브랜드는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시아 시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며, 아프리카에서는 군수산업, 자원산업 및 정치에도 개입되어 있고, 다른 유럽 나라들은 EU 및 NATO라는 공동체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즉 관심을 가지는 것이 돈이 되기 때문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도 좀 더 시장의 규모가 커진다면 미국,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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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금 파리는 대공사 중
곧 7월이면 하계 올림픽 게임이 파리에서 열린다. 이 때 전세계 사람들에게 창피를 당하기 싫어서인지 파리는 온 동네가 공사 중이다. 도로 확장 공사부터 시작해서 건물 하자 보수 공사, 역 인테리어 재공사 등 가는 곳마다 공사 중이어서 조심해서 길을 지나다녀야 한다.

이 공사가 많다는 사실은 파리의 운전자들 및 보행자들이 도로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과 맞물려서 엄청난 혼란을 야기한다. 예를 들어 내가 출근할 때 지나가야 하는 횡단보도는 현재 그 횡단보도에 이어지는 보도가 공사 중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횡단보도를 지나가려면 차도를 1분 정도 걸어야 한다. 운전자들이 이 횡단보도를 지나 걸어가는 사람들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짜증나서 크락션을 울릴 때도 있는데 가끔씩 이 때문에 보행자와 운전자간의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7월달에는 올림픽이 열리니 테러 발생 위험으로 인해 코비드가 창궐할 때처럼 통행증이 있어야만 파리 일정구간을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다니는 회사는 7월달은 전면 재택근무 지시를 했다. 지금은 공사 때문에 파리 다니기가 어렵고, 7월달에는 많은 올림픽 방문자들과 (그리고 그로 인한 테러 위협!!) 때문에 파리 다니기가 어려울 것 같으니 파리로 놀러오실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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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