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족과 크리스마스 이브 보내기

12월 23~24일  


설렘과 부담스러움이 공존했던 여자친구 집 가는 길


제가 프랑스에 도착했던 때는 12월 23일, 토요일입니다. 크리스마스는 이틀전, 새해가 되기 까지는 8일이 남았던 기간이지요. 해외 가정에서 연말을 처음 보내는 것은 처음이기에 여자친구 집에 가는 길은 설레이면서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설레였던 이유는 프랑스 가족들은 어떻게 연말을 보내는지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보신각 타종'같은 의식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부담스러웠던 이유는 대부분의 여자친구 가족을 처음 보는 것이기에 제가 낯설어하지 않고 가족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여자친구 동네 모습


반고흐의 '오베르의 성당'에서 예배드리기


제 여자친구 가족은 천주교 신자라서 크리스마스에 성당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예배 장소는 반고흐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베르의 성당'입니다! 저는 처음에 성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도중에 벽에 이 그림이 걸려 있길래 뭔가 해서 예배 후에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그 그림은 '오베르의 성당(교회)' 그림이고, 제가 있던 곳이 바로 그 성당이라고 하더라구요! 우와...

반 고흐 '오베르의 성당'


성당 내부는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아름답게 크리스마스 풍으로 장식을 했습니다. 보통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는 1시간 반정도 한다고 하는데 이 때는 2시간을 약간 넘게 했습니다. 2시간 넘게 알아들을 수 없는 프랑스어를 듣고있자니 점점 졸려워지더라구요. 다음 크리스마스 예배에는 프랑스어를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프랑스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다짐을 졸면서 했습니다. 


오베르 성당 내부



산타클로스(?)가 선물하는 가족 선물 


2시간이 넘는 성당예배가 끝나고 밖이 깜깜해진 저녁 8시 즈음에 여자친구 가족을 따라 저녁을 먹으러 즐거운 마음으로 여자친구 언니 집에 갔습니다. 모이자 마자 여자친구의 가족들이 처음 한 건 가족들끼리 서로 1년 동안 선물해주고 싶었던 선물들을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모아두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선물해주는지 모르게 서로 무슨 선물을 했는지 말하지 않고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에 있는 선물받는 사람의 슬리퍼 앞에 선물을 놓아두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선물을 3-4개씩 준비하기 때문에 선물이 굉장히 많아서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테이블을 선물이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어를 배울 수 있는 보드게임과 머리를 쓰는 triominos라는 보드게임, 티와 머그컵, 그리고 여자친구로부터 저와 여자친구의 사진이 새겨져 있는 쿠션과 머그컵, 그리고 옷 2벌을 선물 받았습니다!


가족들끼리 나누었던 선물이 테이블 위에 있는 모습

저는 이 과거 포스팅에서 준비했던 선물들을 드렸구요. 다들 좋아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2017/12/15 - [Slices of life] - 프랑스 사람들이 좋아할 선물을 골라보자!


이렇게 선물을 교환한 뒤에 저녁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때 처음으로 제대로 된 '프랑스 코스' 요리를 먹어보았습니다! 요리 순서는 아래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에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진으로 잘 정리해 주셨더라구요. 


저는 여기서 5개 정도의 코스로 요리를 먹었었는데요. 한국에서는 설렁탕, 순대국, 갈비처럼 한가지 요리에 여러가지 밑반찬이 쌓여서 한꺼번에 먹는 것에 비해 프랑스 코스 요리는 감질맛나게 음식들이 조금씩, 다양하게 계속 나오니 재미있더라구요. 처음으로 푸아그라를 먹어보았는데 저는 푸아그라를 빵에 발라먹는 건 줄 처음 알았습니다! 비싼 식재료라고 하는데 저에게 이런 고급요리를 대접해주신 큰언니께 감사드립니다!




4시간 동안 프랑스 코스 요리 먹기!


그리고 큰 언니가 요리를 내오는 사이 사이에 가족들이 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제 여자친구 가족은 보드게임을 많이 좋아하여 가족들이 모이면 이렇게 보드게임을 즐긴다고 하더라구요. 아래 사진은 제가 선물 받았던 Triominos를 즐기는 장면인데요. 우와 다들 게임을 잘하셔서 제가 여러번 졌습니다. 제가 게임에 적응을 잘 못하자 여자친구와 같은 팀을 하여 혼자 게임을 하시는 다른 플레이어 분들을 이기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쓰기도 했었죠....하지만 후반부에는 1등을 연속으로 2번 했을 정도로 잘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식사시간& 게임 플레이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저랑 제 여자친구는 아래 사진처럼 자버리기도 했습니다. 새벽 1시가 되어서야 게임이 다 끝나고 저와 여자친구는 깨어나서 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잘 잤습니다!


게임에 지쳐 잠을 자는 커플


다음 글에는 크리스마스의 수도 '스트라스부르'에 가서 크리스마스 마켓에 간 이야기를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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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