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마켓 구경 & 맛집 탐방

12월 26~28일  


크리스마스 마켓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25일이라고?! 오늘은 26일인데... 

 

저희 커플이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크리스마스 마켓' 이었습니다. 얼마나 크리스마스 마켓이 아름다워서 '크리스마스의 수도'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24일, 25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볼 수 없었습니다. 23일에 프랑스에 도착했기 때문에 여자친구와 저는 오랜만에 재회한 가족들과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기 때문이지요. 




위의 링크는 스트라스부르 시청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로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스트라스부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링크를 클릭해보시면 12월 24일부터 30일까지 크리스마스 마켓이 운영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밑에 큰 글씨로 이렇게 써있지요. 24일, 25일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든 상점이 문을 열지만, 26-30일부터는 일부의 상점만 문을 연다! 그래서 저희 커플은 한 30~40개 정도의 상점만 열려 있을 것을 예상하며 큰 기대없이 크리스마켓이 열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일부 상점만 열려 있다는데 그게 무려 100여개인 '크리스마스 마켓'


최근 테러가 많이 발생했던 프랑스인만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가방안을 열어서 폭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광장 입구에서 안전검사를 받고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들어가보니 눈에 보이는 상점들은 고작 20여개 밖에 안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역시 크리스마스의 수도 스트라스부르라고 하더라도 25일에나 상점이 많이 모이지, 26일에는 별거 없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켓은 하나의 광장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었고, 길을 걸으며 상점들이 모여있는 여러 광장들을 지나가며 저는 제가 큰 착각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마켓 모습


위 사진에 보이는 가게들이 여러 광장 곳곳에 모여있는데, 자세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약 100개의 상점들이 있었습니다. 파는 품목들도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크리스마스용 악세서리, 장식품 등 수공예품이 반, 먹는 음식 (크레페, 뱅쇼 등) 반 이었습니다 저는 해외 여행을 갔을 때 그 나라의 전통 옷을 입은 '테디베어'를 모으는데요, 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제 눈길을 사로잡은 건 알자스 지방에 주로 서식하는 새인 '황새(cigogne)' 인형이었습니다. 이 인형을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저는 테디베어만 모으기 때문에 결국 사지 않았습니다만, 인형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살 껄 그랬나 후회가 되는 황새 인형




스트라스부르 맛집 탐방 시간!! 


스트라스부르에 갔을 때 꼭 먹고 싶은 음식이 2개 있었습니다. 슈크트(choucroute)와 타흐트 플람베(Tartes Flambées)입니다. 


절인 양배추와 소시지로 이루어진 요리


1. 슈쿠트 (choucroute) 


슈쿠트는 양배추를 뜻하는 chou와 빵의 껍질을 뜻하는 croute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소시지가 나오는데 왜 빵의 껍질을 뜻하는 croute가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스트라스부르에는 이 슈쿠트 요리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래도 가장 유명한 곳은 위키피디아에도 등재된 Maison Kammerzell이 아닐까 합니다. 이식당은 크리스마스 마켓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요, 저희가 크리스마스 마켓에 갔던 날에 바람이 굉장히 심하게 불었기 때문에 바람을 피하기 위해 opening hour 에 딱 맞추어서 이 식당에 갔습니다! 


음식 너무 오래 기다려서 화났어요


Maison Kammerzell은 1427년에 지어진 건물이라서 식당의 인테리어는 매우 고풍스럽습니다. 유럽은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도시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는 점이 부럽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는 오래된 건물은 당연히 재건축이나, 무너뜨리고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래된 건물이 별로 없는게 사실이잖아요. 이런 오래된 전통과 현대성의 조화라는 강점이 유럽으로 가장 많은 세계의 관광객들이 향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슈쿠트 음식 맛은 한국에서 먹던 '수제 소시지' 맛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건국대학교 수제 햄을 엄마가 예전에 사오셨던 적이 있는데 그 맛이랑 매우 비슷했습니다. 또한 양배추는 제 생각보다 너무 짜서 별로 먹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스트라스부르에 왔다면 한번 먹어볼만은 하지만 두번은 아니다!' 입니다. 독일 소시지는 매우 맛있다고 해서 슈쿠트에 대한 기대를 매우 많이 했었는데, 대한민국 소시지 수준도 독일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2. 타르트 플람베(Tartes Flambées)


타르트 플람베는 토핑이 별로 없는 피자같았습니다. 여자친구는 아니라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밀가루 반죽 위에 버섯, 베이컨, 치즈 또는 사과를 조금만 넣고 오븐에 굽는 요리'이기에 피자하고 차이점을 크게 모르겠더라구요. 맛은 매우 담백합니다. 그런데 오븐에 굽는 요리이기 때문에 밑 부분이 탈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이에요 (이건 저희 커플이 갔던 식당에만 해당할 수도 있겠네요). 


저랑 여자친구가 간 식당에서는 점심시간에 이 타르트 플람베를 '무한 리필' 형태로 비싸게만 판매하더라구요. 저희는 마침 많이 걸어다닌 편이라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처음 1판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1판만 먹어도 배가 부르더라구요. 그래서 저와 제 여자친구는 무제한 리필을 하기가 싫어져서 점원에게 물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말은 프랑스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여자친구가 점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첫번째 타르트 플람베. 이 때는 많이 먹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자친구 : "1판만 먹었는데 배가 불러. 메뉴를 변경해도 될까?"

점원 : "주문한 메뉴를 변경할 수는 없어."


식당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자리가 없었기에 저희가 리필을 하지 않고 나가면 식당 입장에서 수익에 도움이 될텐데도 저희의 메뉴를 변경해줄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무제한 리필 가격을 내고 1판밖에 못 먹으면 억울하기 때문에 '사과 타르트 플람베'를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손님이 많아서 그런지 요리가 늦게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이미 배가 불렀기 때문에 이 사과 타르트 플람베를 반밖에 못 먹고 나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와중에 여자친구는 위의 사진을 보더니 타르트 플람베의 탄 부분이 너무 많았다며 이 식당을 별로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인이 별로라고 한 타르트 플람베니, 스트라스부르에 여행 가셔서 '타르트 플람베' 맛집을 가시고 싶으신 분은 이 식당에 가지 마세요! 식당 이름은 'Le Baeckeoffe d'Alsace' 입니다. 식당의 모습도 같이 첨부합니다!


맛집 책에도 올라가 있었지만 실망한 식당

728x90
더보기

댓글,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