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잡(Inside Job)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쉽게 알려주는 영화

부동산에 투자한 채권 원금을 돌려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보니, 부동산으로 촉발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자세히 알고싶어졌습니다.

 

제가 P2P 대출 업체인 '빌리(villy)'의 채권 상품에 투자를 했고 돈을 못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에 한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글을 쓰는 현 시점에도 투자원금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채권의 연체일은 117일, 약 4달가량으로 늘어났고, 원금을 언제 확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는 매우 가슴아픈 상황이지요.

▶ 2017/12/07 - [Slices of life] - P2P 대출 업체 빌리(Villy)는 괜찮은가?


내 투자원금 돌려줘 빌리야 ㅠㅠ


Villy를 통해 채권 투자를 하면 투자 원금을 자기가 돌려받고 싶을 때 돌려 받을 수 있는 '환금성(liquidity)'이 떨어진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또한 요즘같이 주식 활황장에 채권에 돈을 넣어놓고 있는 것도 그다지 현명한 투자 행위도 아닌 것 같구요. 만약 Villy에서 돈을 돌려받는다면 대학원 생활동안의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채권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보니 채권에 대량으로 부실이 발생하여 경제위기까지 몰고온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생각나더라구요. 영화나 다큐멘터리로 먼저 이 사태에 대해 배우는 것이 시간도 더 적게 걸리고 핵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전 세계의 영화, 다큐멘터리에 평점을 부여하는 International Movie Data Base(IMDB) 웹사이트에 들어갔습니다. (http://imdb.com)


IMDB에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와 사태 관련하여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Inside Job이라는 2010년에 개봉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가 2016년에 개봉하여 제가 재미있게 본 '빅 쇼트' 보다 점수가 훨씬 높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인사이드 잡은 8.3점이었고, 빅쇼트는 7.8점이었습니다. IMDB는 유저들이 참여하여 평점을 부여하는 것이기에 0.5점 차이는 매우 큰 편이기에, 인사이드 잡이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졌습니다. 누가 나왔나 살펴보니 영화의 더빙을 '본 아이덴티티'로 엄청 유명한 멧 데이먼!!!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넷 플릭스에서 보기 시작했지요.

 


위의 포스터를 클릭하시면 네이버 영화의 '인사이드 잡'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인사이드 잡 :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사태의 배후를 속 시원히 알려주는 영화


인사이드 잡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의 근원적인 원인인 정부와 금융업계의 '정경유착'과 '돈을 벌기위해 금융기업에서 일하며 곡학아세하는 학계의 변절'을 고발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모기지 대출이 활황이었을 때는 S&P500 기업의 영업이익 중 약 40%가 금융업계에서 왔다고 할 정도로 금융업계는 당시 돈을 잘 벌었습니다. 이처럼 모기지 대출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금융업계인사들이 장악한 정부 정책 입안자들의 친 금융기업적인 법, 정책 입안이 있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알려줍니다.


골드만삭스 사장이 미국 재무부 장관이 되어 미국 납세자들의 돈이 합법적으로 골드만삭스의 주머니로 흘러갈 수 있는 결정이 이루어지고, 백악관 경제 자문진들의 주축을 이루는 유명 대학교들(Ex. 콜롬비아 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들이 금융회사의 이사진이나 자문역으로 돈을 굉장히 많이 법니다. 금융기관을 감독해야 할 기구들도 이들에 의해 무력화되거나 이 감독기구들의 수장까지 감독 받아야 할 기업 직원 출신들로 채워지지요.


금융기업들은 '시장경제'를 외치며 정부 감독에 반대하고 자율적으로 산업계 내에서 규율하겠다고 하였지만 이익추구 앞에서 자율적 규율은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시장에 대한 정부 감독의 부재'는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경제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많이 내놓는다고 해서 Mr.Doom으로 알려진 New York University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월스트릿으로 대표되는 금융 업계는 가지고 있는 많은 돈으로 로비활동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점차 미국 정치 시스템을 휘어잡게 되었습니다. 

 - 누리엘 루비니

누리엘 루비니 (미국 경제학자,NYU 교수)




영화를 보고 드디어 이해하게 된 MBS, CDO 등의 어려운 전문용어들


하지만 제가 이 영화에서 더욱 주의깊게 본 부분은 영화 전반부에서 금융 개념을 알려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2016년에 보았던 '빅 쇼트' 때 이해되지 않았던 개념들이 이해되었습니다. 경영학과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빅쇼트' 영화에서 사용된 개념들이 이해가 전혀 되지 않았거든요. 주택 저당 채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y), 부채 담보부 증권(CDO, Collaterized Debt Obligation), 신용 파산 스왑(CDS, Credit Deafult Swap)... 


학교에서 '투자론'을 공부할 때도 이 개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투자론 공부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었습니다. 교수님께 학기 끝난 뒤에 '시험 성적이 아쉬웠다. 시험이 많이 어려웠나봐?' 이런 내용의 문자를 받기도 했구요 ㅠㅠ. 그런데 '투자론' 수업으로도 이해하지 못했던 개념을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드디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이 다큐멘터리에서 제가 배운 내용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주택저당채권 MBS


정의 :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에게 집값(Mortgage) 대출을 해준 은행이, 이 채권(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을 담보로 하여 다시 채권을 발행한  파생상품.


은행입장에서는 거액의 대출금을 내주고 약 30년 동안 푼돈의 이자 및 원금 일부를 받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계속 대출을 해주어야 이자 및 수수료의 돈을 챙길 수 있는데, 모기지 대출로 돈을 다 돌려받기 전까지는 다시 거액을 빌려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은행 입장에서 당장 자기 수중 안에 융통할 수 있는 돈이 없는 것을 '유동성(liquidity)' 이 없다고 표현합니다.


은행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률은 조금 떨어지지만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다른 회사에게 판매하게 됩니다. 은행은 수십년 걸려서 받을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아 이를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어 좋고, 이 주택자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산 회사는 수십년간 안정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투자수단'을 확보하게 된 것이죠. 이처럼 은행이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할 때, 이 판매 상품을 MBS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파생상품'이란 주식,채권, 상품 거래같은 돈이 오고가는 약속(거래)를 재료로 하여 거래 상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파생 상품이 생겨난 기원은 미래에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였죠. 예를 들어 마늘 농부가 올 가을 농작물의 가격이 너무 내려갈 것을 두려워하여 봄에 자신이 심은 마늘을 가을에 xx라는 가격에 미리 팔아버리는 약속을 했다면, 이는 선물이라는 파생상품이 됩니다. 왜냐하면 미래에 일어날 '가을에 일어날 마늘 거래'를 재료로 하여 봄에 거래해버리는 상품을 지금 이 시점에 거래했기 때문입니다.


MBS가 파생상품인 이유도 '모기지를 받는 거래', 즉 집주인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약속을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집주인으로부터 직접 돈을 받는 것보다 수익은 적겠지만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대출해줄 수 있고, 이를 다시 MBS로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를 은행은 여러번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이렇게 여러개의 MBS를 만들어 판매했을 때 벌어들이는 수익은 모기지를 가만히 받는 것보다 훨씬 커서 이득이죠.


후에 살펴보겠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처럼 하나의 모기지 대출을 가지고 여러가지 파생상품을 만든 것이 그 원인이 됩니다.

MBS의 기초가 되는 Mortgage Loan에 대한 설명

과거 주택 대출 시스템에서 집주인이 주택 대출을 매달 갚으면 그 돈은 지역 은행(local lender)에게 갔습니다. 그리고 주택대출은 긴 기간동안 갚아나가야 했기에, 이 긴 기간동안 문제 없이 돈을 갚을 수 있는지 지역 은행들은 대출자를 면밀히 조사했었죠.


MBS의 등장!

하지만 현재에 돈을 빌려준 지역 은행들은 '투자 은행'에게 이 모기지를 판매합니다.


투자은행들은 은행들로부터 MBS를 여러 개 사서 이를 바탕으로 CDO라는 파생상품을 만드는데요. 이는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겠습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요!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Inside Job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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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