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설정에 도움을 준 인생 최고의 책 : So good they can't ignore you

회사를 그만두고도 오히려 더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강의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었을 때, 대학원에 가는 것이 좋은 선택인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심도있게 공부하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할 것 같아 대학원 실험실들을 조사해보니 거의 모든 실험실들이 '컴퓨터 공학과' 또는 '산업공학과'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저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경영지원부서에서 근무한 문과생이기에 제가 가서 공대 대학원 공부를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습니다.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Youtube를 뒤적이다가 오늘 소개해드릴 이 동영상을 접하고 대학원 입학에 도전하기 위해 퇴사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Google talks 라는 채널에서 추천해준 동영상입니다. Google talks는 책의 저자들이 캘리포니아 구글 본사에 찾아와서 책 내용을 바탕으로한 강연 동영상을 모아놓은 채널입니다. TED의 확장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강력 추천하는 채널입니다! 


책의 제목은 'So good they can't ignore you', 번역하자면 '너의 능력이 너무 좋아서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 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이 책의 저자가 자신 책의 내용을 40분동안 쉽게 풀어 설명하는 저자 직강 동영상입니다.







이 강연은 2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반부는 진로 선택을 할 때, '열정있는 분야로 뛰어들어라 (Follow your passion)'라는 조언이 왜 정말 나쁜 조언이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이 Follow your passion 조언이 나쁘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진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정리해보자면,

▷ 전반부 - '열정있는 분야로 뛰어들어라'는 조언은 나쁘다

▷ 후반부 - 진로선택을 할 때 따라야 할 조언은 무엇인가



전반부 이야기 : '열정있는 분야로 뛰어들어라'...과연 우리가 직업이랑 연관될 수 있는 '열정'을 갖고 있을까?


책 저자 Cal Newport는 진로를 선택 할 때, '열정있는 분야로 뛰어들어라 (Follow your passion)'라는 조언은 정말 나쁜 조언이라는 도발적인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합니다. 2005년에 Steve Jobs가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그 유명한 강연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Follow your passion 인데요. 


그 이후로 출판된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지도용 책에 이 말은 굉장히 많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 문구가 정말 진로 지도에 도움이 되는 지 뒷받침하기 위한 예시나 통계도 없이 말이지요. Cal Newport는 스티브 잡스의 인생을 통해 이 Follow your passion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의 인생과 별 연관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The only way to do great work is to love what you do. If you haven't found it yet, keep looking. Don't settle.

- Steve Jobs, 2005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이끌며 모바일 혁명을 촉발시킨 아이폰을 출시한 40대 이후와는 달리, 20대 청년시절에는 IT와는 관련 없는 타겟이라는 할인매장에서 일하며 인도에 3개월 동안 출국하여 영성을 탐구하였습니다. 대학교 전공도 IT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꿈을 꾸는 학생들이 흔히 선택하는 UC 버클리, 스탠포드 대학교의 '전기전자 전공'이나 '경영학'을 선택하지 않고, 리드 칼리지라는 철학, 역사 같은 기초 학문을 중시 하는 소규모 대학교 (Liberal Arts college)에 가서 공부를 하다 중퇴합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용돈 벌이로 시작한 서킷보드 판매 사업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PC를 조립 판매하며 초기 버전의 iMAC을 출시하며 IT산업에 발을 들여 놓게 됩니다. 이 시기의 스티브 잡스는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하루 종일 컴퓨터 프로그램 코딩과 씨름했다고 합니다. 이후 애플을 설립하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즉 스티브 잡스는 IT분야에서 성공했지만, 인도에 가서 영성을 탐구하고, 리드 칼리지에 진학했던 점으로 미루어보아 IT분야에 열정이 딱히 있지도 않았었고, 이IT 분야에 대해 깊이 탐구하지도 않았었습니다. 다만 스티브 잡스가 했던 일은 서킷보드를 통해 IT 산업의 미래를 보았을 때, 이를 붙잡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Cal Newport는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적인 패턴 중 하나는 Follow your passion이 아니라 '기회가 왔을 때 끈질기게 이를 잡으려는 노력'이라고 합니다.


또한 '캐나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서도 왜 '열정있는 분야로 뛰어들어라'라는 조언이 나쁜지 보여줍니다. 캐나다의 한 심리학자가 캐나다 대학생 500명에게 자신이 가장 열정을 갖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도출된 대학생들이 열정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는 '하키' 였습니다. 캐나다답네요... 


이외에 약 4%의 학생만이 실질적으로 직업과 연관될 수 있는 분야(회계, 프로그래밍 등) 에서 열정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즉 Follow your passion이라는 조언을 듣고 '프로 하키 선수'가 되기 위해 이 500여명의 캐나다 대학생들이 노력한다면 대부분은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고 좌절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Follow your passion 조언이 나쁘다면, 우리는 진로 선택을 할 때 어떤 조언을 따라야 할까요? Cal Newport는 '직업에 도움이 되는 자신의 강점(Rare and valuable skills)'을 찾아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후반부 이야기 :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를 제공해야 이에 걸맞은 보상 받을 수 있으니, 자신의 강점을 길러서 가치를 제공하자


이 후반부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합니다. 저자가 조사를 해보니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니 '직업 그 자체'가 주는 재미보다는 그 직업과 관련되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성질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유명한 작가라면 '1. 일할 시간과 장소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 '2. 자신의 책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력'. '3.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에서 할 수 있다는 자유' 등이 되겠지요. 즉 이러한 유무형의 보상( 돈, 자율성, 사회적 영향력 등) 을 얻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직업이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그 일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하지만 돈, 자율성, 사회적 영향력 등은 누구나 원하는 가치입니다. 공급은 제한되어 있지만 누구나 원하기에 이런 가치들은 희소하지요. 따라서 남들보다 더 뛰어난 가치를 사회에 제공해야만 직업에서 자율성, 돈과 같은 보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 즉 가치와 가치가 서로 거래되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이 가치에 이르는 길이 더 쉽긴 한 것 같습니다...예를 들어 금수저라든가...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진로선택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Rare and valuable skills) 중심으로 진로를 정하는 것입니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글을 쓰고 싶고,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그 특정 분야가 흥미를 끌어 조금 하다가 칭찬을 듣게 되어 재미를 갖고 더 하게 되고, 그러다가 더 잘하게 되어 '수학 잘하는 아이' 이런 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반영이 되다 보니 그 분야를 점점 잘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하고 싶은, 열정을 갖고 있는 특정 직무 중심으로 진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평소에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로 진로를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NASA에서 일하던 물리학자, 수학자들이 금융계에 진출하는 것은 자신들의 강점을 영리하게 활용한 것입니다. 금융분야에서도 물리, 수학에서 사용했던 분자들의 능력을 추적하거나 궤도를 계산했던 능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광고업계에서 일하다가 4주 기간의 요가 수업을 듣고 '요가 강사'로 진출하는 것은 나쁜 진로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광고업계에서 일하면서 쌓은 skills를 요가 강사 업계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적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요가 강사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스킬이 적어 돈, 자율성과 같은 보상을 적게 받기 때문에 결국 그 직업에 만족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제가 이 강연을 듣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결심을 한 이유는 제가 경영학과, 회사를 다니며 쌓았던 능력을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에서 더 갈고 닦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즉 경영학과/경영지원 부서에서 쌓은 능력이 '융합과학기술대학원 HCC lab'에서 공부하며 필요한 능력과 유관하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저는 세계의 경제상항을 습득 판단하여 자산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저평가된 자산들에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이 때 필요한 능력은 경제학, 경영학에서 배우는 지식 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자료들의 변화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컴퓨터 프로그래밍 능력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처럼 '투자' 업무를 하는 방향으로 과거 제가 쌓았던 능력과 앞으로 대학원에서 쌓을 능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길 기대하며 대학원에 진학하려 합니다.


저처럼 진로고민을 하는 20,30대 혹은 다른 연령대의 분들에게 Cal Newport의 강연과 이를 요약한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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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