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테크 업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프랑스 내에 빅테크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이는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이직 기회의 제한뿐만 아니라, IT 업계의 다양한 직원 구성으로 인해 이민자인 나에게 더 편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특히 프랑스 내에 빅테크 기업이 부족한 이유를 분석한 여러 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언급된다:\
1. 미국 IT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유럽의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며, 현지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 유럽의 규제 강화 유럽연합(EU)은 미국 IT 기업들의 독점을 막기 위해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도입하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역설적으로 유럽 내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3.투자 부족 유럽의 생성형 AI 업계는 미국에 비해 투자 규모가 부족하여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이로 인해 혁신적인 기술 개발과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 인재 유출 유럽의 우수한 인재들이 더 나은 연구 환경과 보상을 찾아 미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내 기술 혁신이 둔화되고, 빅테크 기업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높은 세율로 인해 많은 소득을 올리는 프로그래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프랑스의 최고 소득세율은 45%에 달하며, 여기에 사회보장기여금 등을 포함하면 고소득자의 경우 전체 소득의 65%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나 같은 경우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을 합해 약 연봉의 26%를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으로 내고 있는데, 아이가 3명 있어서 이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만약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면 내야 할 세금은 32%까지 늘어난다.
이러한 세금 부담으로 인해 많은 프랑스 고소득층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인의 해외 이주 급증 기사에 따르면, 2012년에도 2002년에 비해 프랑스 해외 이주가 급등했다고 하는데, 최근 2025년 정부 예산의 적자 보전을 위해 부유층들에 대한 세금을 더 늘린 걸 보면 이러한 해외 이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가 유럽의 빅테크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IT 분야 노동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통해 이러한 인재 유출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한국은 외국인 기술자에 대해 최초 근로 제공일로부터 10년간 소득세의 50%를 감면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글로벌 인재 프로그램(Global Investor Program)'을 통해 특정 분야의 고급 인력에게 세제 혜택과 영주권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여 인재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역시 연구개발(R&D) 활동에 대한 세액 공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기술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도 이러한 정책들을 참고하여 IT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국내에 더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남아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프랑스 IT 기업들이 업무에서 영어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영어 사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비영어권 국가의 IT 기업들이 영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여 성공한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SAP는 세계 최대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로, 본사가 독일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SAP는 다양한 국적의 인재를 유치하고,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여러 지역의 고객과 원활하게 협력하는 데 영어 사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스웨덴의 Spotify는 본사가 스웨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 공식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여 전 세계에서 인재를 모집하고, 국제적인 협업을 촉진했다. 이는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Spotify는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프랑스 IT 기업들도 영어를 업무에서 적극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더 많은 국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가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을 배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