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게 많아서 블로그에 글 쓸 경황이 없었네요. 대학원의 9학점은 대학교의 21학점보다 더 힘든 느낌입니다. 취업을 위해 학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수업을 골라 듣던 학부 시절과 달리, 도전적이지만 제가 배우고 싶은 과목을 신청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학기에 들은 3가지 과목은 '소셜 컴퓨팅', '머신러닝 (기계학습)', 그리고 '융합과학기술개론'이라는 3학점짜리 과목 3개인데요, 어느 한 과목도 쉬운게 없네요.
소셜 컴퓨팅과 머신 러닝은 대학원 입학 전부터 듣고 싶었던 과목이라 신청하였습니다. 융합과학기술개론이라는 과목은 제가 다니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 존재하는 유일한 필수 과목이라서 재학 중에 반드시 들어야 하기 때문에 빨리 듣자는 심정으로 신청하였습니다.
소셜 컴퓨팅이라는 과목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데이터들을 분석하는 수업입니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3학점짜리지만, 느낌은 1학점짜리라고 해서 한시름 놓았지만, 왠걸요. 오늘 저녁도 안 먹고 3시간정도 교수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하다 멘붕이 와서 8시에 집에 와버렸습니다. 숙제의 내용은 '트윗 500개를 모아서 가장 리트윗이 많이 된 트윗 10개를 고르고, 500개 트윗의 기초적인 통계 정보(언제 주로 사람들이 트윗을 하는지, 어느 장소에서 주로 하는지 등)을 조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학기 시작 전에 약 5개월 정도 파이썬 공부를 하며 기초를 쌓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제가 경영학과 출신으로 워낙 컴퓨터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었기도 했었고, 블로그 하겠다고 html/css를 공부하며 시간을 쏟기도 했어서 파이썬 공부에 쓴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던게 아쉽습니다. 입학 전에 파이썬 공부를 하나도 안했더라면 수업을 하나도 못 따라갈 뻔 했습니다. 우선 이번 학기는 머리싸매고 프로그래밍을 하며 이 수업을 쫒아갈 것 같습니다.
머신러닝은 알파고 이후 매우 유명해진 '뉴럴 네트워크', '인공 신경 지능망'의 기초과목으로 공부할 양도 많고, 수업 내용도 어렵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이 과목 공부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이 무거운데요. 특히 교수님께서 매 시간마다 퀴즈를 보고, 이 퀴즈의 내용도 (저한테는)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일주일에 2-3일은 온전히 이 과목 공부에 쏟는 것 같습니다.
이 과목도 입학하기 전에 통계학을 약간 공부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이 과목의 교재가 'Introduction to statistical learning' 로서, 통계학 교수님들이 쓴 책이기 때문입니다. 머신러닝에는 여러가지 접근 방법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하나가 통계적인 접근법입니다. 이 책에서는 통계학적 방법으로 '미래 예측' 및 '여러 상관관계들의 추론'을 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요. 정말 일주일마다 1 챕터를 나가는데, 스탠포드 대학교 MOOC 강의도 듣고 가야해서 부담이 많네요. 지금 자기 전에 글을 쓰고 있는데 내일 일찍 일어나서 이 공부부터 해야겠습니다. 소셜 컴퓨팅 숙제도 안 끝났는데 울고 싶네요 :(
융합과학기술개론은 여러 학과의 학생 4-5명이 팀을 만들어 각자 선택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입니다.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접근하려면 융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게 제가 재학중인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설립 취지인 만큼 이 팀 프로젝트 과목이 대학원의 유일한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수업에서도 강제적으로 동일 전공의 학생으로만 팀을 구성하는 것을 금지시킵니다.
이 과목에서는 약 65명의 인원중 15명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선정하여 자발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데요. 저도 발표했습니다! 어차피 1학기 동안 제 시간을 써야 한다면, 평소 제가 관심 있는 주제를 공부하여 문제 해결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어떻게 하면 투자, 특히 주식 투자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는 너무 광범위하고, 제 시간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제가 배우고 있는 '소셜 컴퓨팅'과 연결하여 문제를 구성했습니다. 유명한 투자 블로거들의 글이 모아져 있는 투자 사이트인 'Seeking Alpha' 의 글들 중 가장 호응도가 높은 주식 30개를 선별하여 만든 포트폴리오를 다우존스 인더스트리얼 에버리지 (DJI)랑 비교해보는 것으로 재구성했는데요. 아래 슬라이드는 4장은 학우들에게 같이 이 프로젝트를 하자고 설득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이외에도 회사에서 오시는 분들이 교수님께 듣는 특강 '딥 러닝 (Neural Nework) 개론' 수업도 청강으로 일주일에 3시간씩 듣고 있어서 따지면 총 12학점을 수강하는 거네요. 다른 분들은 수업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랩 프로젝트나 과외까지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해도 시간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공부하고 싶었던 공부이기에 밤 늦게 공부하는 와중에도 후회는 없네요. 이 마음이 대학원 생활 끝날 때까지 유지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