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직장에서의 점심식사

프랑스 요리들은 전채 요리(entrée) - 식사 (plat) - 디저트 (déssert) 순서로 코스로 요리가 나오기에 먹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프랑스 직장인들도 한국 직장인들처럼 일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야근을 하지 않으려면 점심시간에 이런 프랑스 요리를 먹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간단한 요리를 포장해서 회사 휴게실에서 많이 먹는 편인데, 신기한 점은 먹는 요리 대부분이 외국 요리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요리를 나열해보자면, 케밥, 비빔밥 (회사 근처에 한국 식당이 있는데, 개발자들이 여기를 엄청 좋아해서 자주 간다), 쿠스쿠스, 스파게티, 피자, 샐러드 등이다. 다 외국에서 온 요리들이다! 어느 날은 프랑스 식당에 간다길래 기대하고 따라가 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식당에서 햄버거를 주문하였다. 햄버거는 미국 음식이잖아... 그날도 점심으로 프랑스 요리를 먹기는 실패하였다.

 

프랑스 요리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점심 메뉴로는 무엇이 있을까 프랑스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크레프(crêpe)가 있다고 하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점심에 잘 먹지는 않는다고 한다. 프랑스, 미식가의 천국, 미쉘린 가이드를 만든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점심 식사 시간에는 외국 요리만 먹는구나.

 

예전 한국 회사 다닐 때 먹던 뜨끈한 순대국, 갈비탕, 설렁탕, 혹은 고등어 구이가 너무 그립다. 프랑스에서는 국물 요리가 많이 없다. 있다고 해도 전체 요리로 간단하게 먹는 수프라서 뜨끈한 음식을 먹을 기회가 너무 없다. 프랑스에 모로코 음식이나 터키 식당들은 정말 많은데... 한국 및 아시아 식당들이 더 많아지길 기원해본다. 그러면 매일 오늘은 뭐 먹을까 기대할 수 있겠지!

 

사진은 한국 친구가 프랑스로 놀러왔을 때 같이 먹었던 플람쿠슈베라는 알자스 지방의 전통음식이다. 맛은 피자랑 매우 비슷하다. 회사 근처에는 플람쿠슈베 식당이 없어서 매우 아쉽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프랑스 음식인데 말이다.

 

맛있는 플람쿠슈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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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