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왜 빅테크 강국이 되지 못했을까?
프랑스 테크 업계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프랑스 내에 빅테크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이는 높은 연봉을 제공하는 이직 기회의 제한뿐만 아니라, IT 업계의 다양한 직원 구성으로 인해 이민자인 나에게 더 편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특히 프랑스 내에 빅테크 기업이 부족한 이유를 분석한 여러 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공통적으로 언급된다:\ 1. 미국 IT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유럽의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며, 현지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2. 유럽의 규제 강화 유럽연합(EU)은 미국 IT..프랑스에 있는 많은 이민자들
회사에 가기 위해서는 꼭 gare du nord를 지나가야 하는데, 이 근처에는 아프리카계 이민자가 정말 많다. 오히려 프랑스에 예전부터 살아왔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는 백인들보다 흑인들의 수가 더 많기 때문이다. 회사에 있는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에게 물어보면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다닌 학생들 중 60-70%가 유럽의 다른 나라(대부분은 francophone 국가인 프랑스나 벨기에, 스위스) 등으로 이주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백이면 백 해당 나라의 시민권을 딸 계획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알제리의 1인당 GDP가 2020년대 기준 5천달러를 넘어가지 않는데 비해 프랑스의 1인당 GDP는 5만달러에 육박하니 더 나은 생활 환경을 찾아 유럽에 오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렇게 프랑스에서 고등교육..의외로 살벌한 프랑스 직장
아침까지 보였던 동료가 오후에 점심을 먹고 들어와 보니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회사 메신저를 확인해보니 다른 팀의 매니저가 전체 메시지를 썼다. 그 동료는 퍼포먼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에 같이 일할 수 없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즉 해고되었다는 말이었다. 정직원 수습기간 동안 회사나 노동자 양측 모두 통지 기간(période de préavis. 일을 그만두거나 해고할 때 1,2 달 정도 미리 알려주어야 하는 기간)을 지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전에 출근한 직원을 점심시간에 해고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고 오후의 일을 계속 이어나갔다. 어떻게 미국에서만 보던, 고용 유연성이 높은 나라에서나 벌어질 것 같은 "당일 해고"가 고용 안정성이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에서도 ..프랑스 직장에서의 점심식사
프랑스 요리들은 전채 요리(entrée) - 식사 (plat) - 디저트 (déssert) 순서로 코스로 요리가 나오기에 먹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프랑스 직장인들도 한국 직장인들처럼 일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야근을 하지 않으려면 점심시간에 이런 프랑스 요리를 먹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간단한 요리를 포장해서 회사 휴게실에서 많이 먹는 편인데, 신기한 점은 먹는 요리 대부분이 외국 요리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먹었던 요리를 나열해보자면, 케밥, 비빔밥 (회사 근처에 한국 식당이 있는데, 개발자들이 여기를 엄청 좋아해서 자주 간다), 쿠스쿠스, 스파게티, 피자, 샐러드 등이다. 다 외국에서 온 요리들이다! 어느 날은 프랑스 식당에 간다길래 기대하고 따라가 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식당..프랑스 대학생들의 구직을 보며 느낀점
#1 아직 프랑스어로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어로된 글들을 많이 보는 중이다. 그래서 책도 최근 많이 읽는 중이고,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도 자주 방문한다. 그 사이트들 중의 하나가 내가 졸업했던 대학교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최근 대학생들, 대학원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데, 가장 많이 올라오는 주제는 '취업난'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매년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하였는데,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취업난이 훨씬 심화다.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취업이 어렵고, 우리나라는 첫 취업 일자리의 질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니 취업난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자주 보인다. 걱정의 수준을 넘어서는 글들도 몇몇 보인다. "1년동안 ..프랑스어 재미있게 공부하기
최근 글(프랑스에서 직업구하기 - 다시 대학원?)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저는 직업을 구해야 석사에 입학할 수 있는데요. 이런 프로그램을 alternance라고 합니다, 한국의 재직자 교육과정과 비슷하죠. 그런데 100여개 정도의 직무에 지원을 하다보니 구직 과정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다른 재미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 난 것은 어차피 해야하는 프랑스어 공부입니다. 프랑스에 2월에 도착한 이후, 지금까지 3번 구직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그 때마다 프랑스어를 거의 하지 못해서 면접에서 탈락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참에 프랑스어 면접을 잘 보기 위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어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온 프랑스어 책으..석사과정 졸업 및 프랑스 이주
#1 석사과정을 드디어 졸업하였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졸업한 것은 아니지만, 교수님들께 '이 논문으로 졸업을 하여도 좋다'고 허락을 다 받았고, 논문도 제본하였으며, 이를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총 3권을 제출하였기 때문입니다! 제 논문의 제목은 'Clustering Approaches for Global Minimum Variance Portfolio' 즉, 분산 최소화 포트폴리오를 할 때, 더 잘하기 위해서 주식들을 클러스터링 하는 방법도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학술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히 정리를 하였지만 더 자세히 보시고 싶으신 분은 논문과 코드를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논문 : https://arxiv.org/abs/2001.02966 코드 : https://github.com/he..이민을 계획 중이라면 국민연금에 계속 납입하는 것이 좋을까?
제목으로 쓴 질문인 '2년 후에 프랑스로 이주할 것이 확실한 상태에서 국민연금에 계속 돈을 납입하는 것이 나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먼저 드리자면, '네! 무조건 납입하는 것이 낫습니다!'입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과 프랑스가 맺은 '사회보장협정'덕분에 프랑스에 이주하더라도 높은 확률로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이유는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2년 후에 프랑스로 이민가서 계속 국민연금을 납입하여도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저는 석사 학위를 2020년 2월에 마무리 짓고, 여자친구와 프랑스로 이주할 계획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뒤에 이민을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여자친구가 더 좋은 커리어를 프랑스에서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프랑스의 생활이 궁금하기도 하고요. 프랑스..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