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살펴보는 미국 기준금리와 S&P 500 지수의 상관관계

반박을 하기 위한 데이터 리서치 


지난번 마지막으로 썼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하여 반드시 기준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의 글-금리와 주식의 상관관계 (부제 : 최진기 선생님 반박)-관련하여 댓글을 하나 받았습니다.


댓글은 무조건 환영합니다! 많이 써주세요 ^^


댓글의 내용은 제 글의 요지인 '금리와 주식간에는 명확한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제 말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금리가 상승 할 때 주가는 반드시 하락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 '기준금리가 올라 국채금리, 즉 수익률이 증가한다면, 주식에 있는 자금들이 앞으로 발행될 채권들 쪽으로 옮겨가서 주가가 하락한다'일 것 같습니다. 


댓글에 이유를 적어주시질 않아서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이게 이론적으로는 가장 간단히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설명해준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원래 글에도 적었듯이, 현실 경제는 굉장히 다양한 변인들과 상호작용하며 역동적으로 움직이지요. 그래서 경제를 분석할 때는 머리 속에 있는 변인들간의 관계, 좀 더 고급스럽게 이야기하자면 '모델(model)'이 실제 현실에 얼마나 잘 적용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미국 기준금리와 미국 주식시장의 관계'를 실제 데이터를 가져와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변화율과 S&P 500의 변화율을 보여주는 표(table)


결과만 먼저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기준금리 변화와 S&P 500 주가 변화율'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저도 이 결과를 보고 깜작 놀랐는데요. 왜냐하면 기준금리는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들중 하나이기 때문에 주가도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실험 내용을 개괄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실험 이름 : 미국 기준금리 (Fed target fund rate) 변화율과 S&P 500 지수 변화율의 상관관계 분석

· 조사 기간 : 1990년 ~ 현재(2018년 3월 2일) - 참고로 미국 기준금리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83번 바뀌었네요.

· 자료출처 : S&P 500 지수 - Yahoo Finance website

                미국 기준금리 - 미국 연방 기록물 보관소



실험 내용 간단 정리


그리고 실험 내용의 결과를 간단히 표로 정리하면 이 그림과 같습니다.


실험 결과 정리 표


123님이 써주신 댓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는 순간에 주가는 하락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정확히 몇 시간 또는 분이 단기적인지 알려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제 임의대로 '단기적인 주가 영향' = '미국 기준금리 변화가 발표된 날의 S&P 500 지수 변화율' 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장 시작 지수와 당 마감 지수만을 살펴보았는데요, 예를 들어 위 표에서 당일 주가의 상승은 '장이 마감 될 때의 지수가 장이 시작할 때의 지수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90년부터 현 시점 2018년 3월 2일까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는 기준금리를 83번 변경하였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린 횟수는 36회였으며, 낮춘 횟수는 47회였지요. 기준금리 상승이 결정되고 발표된 날, S&P 500 지수는 18회 상승하였으며, 18회 하락하였습니다. 또한 기준금리가 하락한 날에도 S&P 500 지수는 24회 상승하였으며, 23회 하락하였지요.


즉, 기준금리의 변화는, 당일 S&P 주가 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이 표를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상승할 때도 S&P 지수는 50:50으로 오르고 내렸으며, 기준금리가 하락할 때도 24회 상승, 23회 하락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상관관계 계수 (correlation coefficient)를 살펴보면 한 눈에 살펴보실 수 있는데요.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는 기준금리와 S&P 500 지수


기준금리 변화율과 당일 S&P 500 지수 변화율의 상관관계 계수를 살펴보니 겨우 -0.086이 나왔습니다. 사회과학에서 이렇게 절대값이 0.1보다 작은 계수는 거의 관계가 없다는 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시나 기준금리에 관련된 기대심리가 사전에 S&P 500 지수에 반영 되었을수도 있고, 시장이 효율적이지 못하여 기준금리 변화가 S&P 500 지수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므로 기준금리 변화가 발표된 날 전후로 증시가 열린 7일을 더하여 살펴보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 7월 13일에 Fed 기준금리가 변경되었으니, 이 날 앞에 7일간 장이 열렸던 7월 3일~7월 11일, 이 날 뒤로 장이 열렸던 7월 16일~7월 23일, 총 15일의 S&P 500 지수의 변화율을 평균내어 기준금리 변화율과의 상관관계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0.086보다 더 낮은 -0.063이라는 상관관계 계수 나오더라구요. 즉 장기적으로 살펴보아도,기준금리 변화율과 S&P 500 지수 변화율간에는 거의 관계가 없는 것이지요. 



공부 더 해야겠다...


왜 기준금리와 S&P 500 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는 것인지는 좀 더 공부와 조사를 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 데이터는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이론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 연구를 하며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주식, 금융, 경제 공부를 하면서 책만 보지 말고 실제 데이터를 뜯어보며 현실에 잘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보아야 겠습니다.



혹시 이 분석을 더 자세히 뜯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파일을 제공합니다.

기준금리 영향 분석.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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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하얀눈곰

프랑스에 살고 있습니다. 낯선 나라에 와서 살다보니 생각들이 많습니다. 이 지나가는 생각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